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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장관

제79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

작성일
2024-10-17
조회수
101

제79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 기조연설



의장님,

사무총장님,

귀빈 여러분,


필레몬 양 제79차 유엔총회 의장의 취임을 축하합니다.


국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의 노고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올해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분쟁을 겪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부터 중동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분쟁과 분열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세계 인구의 약 4분의 1인 20억 명이 분쟁지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3억 천만 명이 인도적 지원 대상이고, 세계 인구의 70분의 1에 해당하는 1억 2천만 명 이상이 난민의 처지에 있습니다. 한편, 통계에 따르면, 세계 기온의 증가가 임계치인 1.5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국제사회가 여러 수치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삶이 붕괴되고, 가족들이 이별의 고통을 겪으며, 미래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이 현실과 전지구적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잊어 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 3년째 이어지고, 도전과제가 끝없이 쌓여가면서 일각에서는 냉소주의와 무력감이 팽배해지고 있습니다.


다자주의의 무용, 유엔의 무의미를 믿는 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이러한 믿음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가 유엔의 활동이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1950년대 초 전쟁으로 파괴된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한 것은 역사상 최초의 유엔 주도 연합군이었습니다. 우리가 황폐했던 과거에서 민주주의와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국제사회, 특히 유엔의 지속적인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이야기는 우리를 무기력하게 하는 패배주의에 대한 치유제와 같습니다. 이는 선한 사람들이 함께 행동할 때 이룰 수 있는 성과와 다자주의 체제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도전과제가 증대하고 있다면, 더욱 다자주의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유엔 활동의 약화가 아닌, 강화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저는 올해 미래정상회의를 개최한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의 시의적절하고 선제적인 노력을 평가합니다.


내년 제80차 유엔총회를 앞두고 우리는 향후 유엔의 역할은 무엇일지, 우리가 그리는 제90차, 제100차 유엔총회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자문해야 합니다.


‘미래를 위한 약속(Pact for the Future)’은 미래정상회의를 통해 이룬 성찰의 결과물이며, 현 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해 행동하도록 우리의 결의를 다지게 합니다.





의장님,


이제 2030 지속가능발전과 파리협정에 따른 약속을 이행할 책임은 바로 모든 유엔 회원국에게 있습니다.


앞서 저는 ‘유엔의 활동’이 효과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활동’은 사실 ‘유엔 회원국의 활동’을 의미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정책 비전 아래, 대한민국은 그간 우리가 다자주의 체제로부터 받은 혜택을 인지하고 동시에 다자주의를 지지할 우리 역량이 증대되었음도 인지하면서,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세 가지 역할, 즉 촉진자(facilitator), 후원자(supporter), 선도자(initi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다짐합니다.


첫째, 지속 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있어, 대한민국은 촉진자로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갈등의 부재가 아니라, 안보와 기회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겪은 대한민국은 이 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전 세계 유엔 평화유지 및 평화구축 노력의 핵심 공여국 중 하나입니다. 대한민국의 군대와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안보 뿐만 아니라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공여국의 개별적인 노력을 넘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은 유엔의 세 가지 기둥을 연결하는 고유한 임무를 부여 받은 평화구축위원회(Peacebuilding Commission)를 주축으로 유엔 평화구축 체계를 강화할 것을 지지하며, 이를 통해 보다 일관되고 통합적인 접근을 촉진하고자 합니다. 인도적 지원-개발-평화 간 연계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내년 예정된 평화구축 체계 검토에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인도적 지원과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세계 각지의 유엔 평화·안보 증진 활동과 연계하고, 유엔과 협력하여 복합적인 도전과제를 식별하고 그 근본 원인을 일관되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것입니다.


2024-25년 임기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은 촉진자로서 우리 임무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평화유지와 평화구축, 여성·평화·안보(WPS) 의제를 진전시키고, 기후와 안보 간의 복잡한 관계를 다루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안보리의 효율성을 저해해 온 장애 요인들과 마주해야 합니다.


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웃 국가에 대한 침략 전쟁을 지속하고, 상임이사국으로서 수호해야 하는 유엔 헌장의 기본 원칙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현 안보리 구조는 그 정당성을 점점 잃고 있습니다.


거부권 오용으로 인해 안보리는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 간의 다양한 견해 속에서 공동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형성함으로써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엔 정부 간 협상에서 포괄적 안보리 개혁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유엔 회원국과 협력할 것입니다.


형평한 지역 배분에 따라 비상임이사국의 수를 확대하는 것은 보다 민주적이고 효과적이며 투명하고 대표성을 갖추고 책임있는 안보리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장기 연임 비상임이사국 증설은 충분한 관심을 받을 만한 방안입니다.


대한민국은 분쟁들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증하는 인도적 지원 수요에도 적극 부응할 것입니다. 올해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에 2억불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충돌로 인해 피해를 입은 민간인을 위한 3천만불 등을 포함, 올해 연말까지 약 1억불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추가 실시할 예정입니다.


슬프게도, 중동, 특히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의 분쟁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미국, 프랑스와 여러 나라들과 함께 당사자들에게 잠시 교전을 중단하고 대신 외교적 노력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대한민국은 글로벌 사우스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 후원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첫 번째 국가로서, 다른 나라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역량과 의무를 갖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신념은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 접근 방식의 근간이 됩니다. 올해 우리는 ODA를 지난해 대비 30% 증액했는데, 이 수치는 2010년 이후 4배로 확대한 수준입니다.


SDGs 달성 시한까지 단 6년밖에 남지 않았고, SDGs 중 17%만이 정상 이행 중인 상황에서, 우리는 ODA 규모 확대만큼이나 슬기로운 활용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그린 ODA를 통해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우리의 이니셔티브는 기후변화와 SDGs 간의 연계에 기여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최근 대한민국은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에 3억불을 추가 공여하기로 한 데 이어,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에 700만불을 출연하는 등 기후 재원 조성에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재정 지원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독특한 우리의 발전 노하우를 공유하고, 보다 폭넓고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의 무형의 지원을 통해 우리 재정 지원의 효과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작년 첫 ‘한-태평양 도서국 정상회의’ 개최에 이어, 올해 6월 최초로 개최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아프리카와의 호혜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부각한 기념비적 행사였습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2030년까지 아프리카에 대한 ODA를 최대 100억불까지 증액하고, 기후변화, 식량위기, 공급망 교란과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인 아프리카의 청년들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할 수 있도록 'Tech4Africa' 이니셔티브를 통해 청년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지속가능발전을 다시 중심에 두고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의 자체적인 녹색 전환 없이는 미완의 조치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셋째, 대한민국은 인류의 존엄과 안녕을 추구하는 새로운 규범과 거버넌스 수립을 위한 글로벌 노력의 선도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인공지능(AI) 분야와 같은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지만, 인권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규범과 거버넌스를 요구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은 작년 이 자리에서 AI 거버넌스에 대한 글로벌 논의를 선도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대한민국은 그 이래 인류를 위해 AI가 개발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노력을 선도해 왔습니다.  


지난 5월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안전하고 혁신적이며 포용적인 AI를 위한 서울선언'은 민간부문에서의 AI 규범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이번달 초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2024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2024 REAIM 고위급회의)’에서 채택된 ‘행동을 위한 청사진’은 군사적 AI 사용을 위한 규범의 기반을 더욱 다지는 데 기여했습니다.


우리는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우며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촉진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사이버 안보에 대한 전문성을 활용하여, 유엔 사이버범죄협약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규범을 수립하기 위한 글로벌 노력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은 유엔 안보리에서도 이어지고 있으며,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대한민국은 사이버 안보 이슈에 대한 안보리의 효과적이고 기민한 대응을 위해 견고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생태계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오염이라는 글로벌 위기는 또 다른 우려를 자아냅니다. 대한민국은 올해 11월 부산에서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제5차이자 마지막 정부간 협상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유엔 회원국들과 협력하여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합의를 성안하기를 희망합니다.  


의장님,


서울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가장 어둡고 차가운 냉소주의가 발견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비극입니다.

북한은 최근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서 보여주듯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쓰레기 풍선을 남쪽으로 보내는 등 저열한 수준의 도발을 감행하며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진행해오며 미사일과 수백만 발의 탄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이자 비확산체제 창설국 중 하나인 러시아가 북한과 불법 무기 거래에 가담하고 있으며, 올해 4월에는 지난 15년 동안 효과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유엔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임무 연장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정말 개탄할만한 일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과 심각한 인권 침해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맞물려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주민들의 인권을 억압하고 기아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외면한 채 부족한 자원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투입하였습니다.


북한이 제시하는 것은 비전이 아니라 냉혹하고 이기적인 계산입니다. 이러한 계산은 한반도의 평화와 북한의 자유 모두 결핍된 상황이 무한히 지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입니다.


의장님.


윤석열 대통령께서 지난달 천명한 '8.15 통일 독트린'은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한반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합니다.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임을 인식하며, 우리는 평화로 가는 길이 자유의 확장과 한반도의 통일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확신합니다. 이러한 평화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러한 비전 아래, 대한민국의 독립, 성장, 번영을 뒷받침해 온 자유는 마침내 북한에서도 완전히 실현되어 한반도 구성원 모두의 인권을 보장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은 북한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의장님.


약 75년 전, 유엔의 설립자들은 다자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뭉쳐, 자유와 주권을 수호하고 유엔 헌장을 지켰습니다. 내년 제80차 총회를 앞두고, 우리는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한 원칙에 다시 헌신해야 합니다.


다자주의는 낡은 개념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나아갈 유일한 길입니다. 오늘날의 도전들을 방치하는 것은 현재의 약자와 미래 세대를 모두 포기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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